박찬욱 감독의 열두 번째 장편 영화 ‘어쩔수가없다’가 제82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되며 전 세계 영화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번 작품은 해고된 가장의 극단적인 선택을 박찬욱 특유의 스타일로 풀어낸 기대작으로, 13년 만에 한국 영화가 베니스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1. 박찬욱 감독의 귀환, 그리고 ‘어쩔수가없다’
박찬욱 감독은 ‘공동경비구역 JSA’, ‘올드보이’, ‘아가씨’, ‘헤어질 결심’ 등을 통해 한국 영화의 국제적 위상을 높인 대표적인 감독이다. 그의 신작 ‘어쩔수가없다’는 2022년 ‘헤어질 결심’ 이후 3년 만에 공개되는 장편 영화로, 벌써부터 국내외 영화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어쩔수가없다’는 미국 작가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소설 『도끼(The Ax)』를 원작으로 한다. 원작은 실직한 가장이 재취업을 위해 경쟁자를 하나씩 제거해 나가는 블랙코미디 성격의 스릴러다. 박찬욱 감독은 이 소재를 한국적 현실과 정서를 반영해 새롭게 각색했고, 그만의 특유의 미장센과 정교한 연출력이 더해져 한층 무게감 있는 작품으로 탄생했다. 극 중 주인공 만수 역은 배우 이병헌이 맡았다. 평범한 중년 가장이던 만수가 하루아침에 해고된 후 가족을 지키기 위해 점차 어두운 선택을 하게 되는 과정을 섬세하게 연기한다. 그의 아내 미리 역에는 손예진이 출연하며, 이병헌과의 부부 호흡은 이번 작품의 감정선을 더욱 풍부하게 만든다. 이 외에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차승원 등 탄탄한 연기력을 지닌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박 감독은 “이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한 건 17년 전이며, 개인적으로 가장 만들고 싶던 작품 중 하나였다”고 밝히며 그간의 열정을 전했다. 실제로 그는 이 작품을 위해 오랜 기간 구상과 수정, 캐스팅과 촬영에 많은 시간을 들였다고 전해졌다.
2. 베니스 영화제 경쟁 부문, 13년 만의 쾌거
제82회 베니스 국제영화제는 오는 8월 27일부터 9월 6일까지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린다. 7월 22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어쩔수가없다’가 경쟁 부문에 초청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국내외 언론과 평단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베니스 영화제 집행위원장 알베르토 바르베라는 “박찬욱 감독은 올해 초청작 중 가장 당연하게 받아들여진 감독 중 하나였다”고 언급하며,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영화제 측은 “‘어쩔수가없다’는 직장을 잃은 남자가 새 일자리를 얻기 위해 경쟁자를 제거하는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한국 영화가 베니스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것은 2012년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 이후 무려 13년 만이다. 그간 한국 영화는 칸이나 베를린 등에서는 꾸준히 주목받아 왔지만, 베니스에서는 다소 소외되어 있었다. 이번 박찬욱 감독의 진출은 한국 영화계 전반에도 큰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 감독 본인도 “긴 세월 동안 이 작품을 포기하지 않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초청 소감을 밝혔으며, 이병헌 역시 “훌륭한 작품으로 베니스에 가게 되어 영광이다”고 전했다. 손예진은 “첫 해외 영화제 방문이 베니스라는 점이 무척 감격스럽다”며 감동을 전했다.
3. 쟁쟁한 경쟁작들 속에서 ‘어쩔수가없다’가 주목받는 이유
올해 베니스 경쟁 부문에는 총 21편이 공식 초청되었으며,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 외에도 다양한 작품들이 경쟁을 벌인다. 특히 ‘가여운 것들’로 유명한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연출한 ‘부고니아’는 장준환 감독의 한국 영화 ‘지구를 지켜라!’(2003)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화제성을 모으고 있다.
이 외에도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애프터 더 헌트’, 줄리아 로버츠 주연작,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프랑켄슈타인’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감독들의 작품이 경쟁작에 포함됐다.
이러한 쟁쟁한 작품들 사이에서도 ‘어쩔수가없다’는 박찬욱 감독의 연출력과 이병헌, 손예진을 비롯한 한국 배우들의 깊이 있는 연기가 어우러져 현지 영화인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사회적 이슈와 심리 스릴러를 절묘하게 결합한 설정은 서구권에서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주제라 평가받는다.
또한 영화는 베니스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 후, 오는 9월 한국에서도 정식 개봉할 예정이다. 이는 영화제 반응을 통해 입소문을 유도하고 국내 흥행으로 연결시키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결론: 박찬욱의 '어쩔수가없다', 세계 무대에서 다시 한번 증명할까
박찬욱 감독은 늘 기대 이상의 결과를 보여주는 연출가로 평가받아 왔다. 이번 ‘어쩔수가없다’는 그가 17년간 마음에 품어온 이야기를 집약한 작품이자, 한국 영화가 다시 베니스 경쟁 부문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쏟아지는 주목 속에서 ‘어쩔수가없다’가 황금사자상이라는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 영화의 위상을 다시 한번 세계에 알릴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우리나라 개봉시기는 9월이라니 큰 기대를 안고 기다려본다.
